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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주 다니는 길이 있다
그 길가에 가판을 펼쳐놓은 한 할머니가 있다
그 길을 지날 때 마다
못 본 적이 없지 않나 싶다
지금껏 무언가 팔려나가는걸 본 적이 없다
그 앞을 지나는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
그래도 할머니를 보게 된게 몇 년은 되는거 같으니
필시 장사가 되지는 않을게다
뭐라도 팔려나가면
그나마 마음이 덜 쓰일텐데 말이다
호객행위를 하기엔 너무 늙으셨다
그저 멍하니 앞을 응시할 뿐이다
그 모습이 많이 아프다
차가워진 날씨로
최근엔 옷이 두꺼워졌다
난방장치는 보이지 않는다
차가운 공간 속에
우두커니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
발걸음이 느려진다
자꾸 뒤를 돌아본다
다음 날
따뜻한 음료 한 잔을 건넨다
그걸로나마 잠시나마 몸의 한기가 가시길 바라며
내가 할 수 있는게 고작 그거다
아니 나란 사람이 고작 그거 밖에 안된다
모든 사람이 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
아니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
제도를 떠나 사람이 문제니까
그러나 역사가 진보해 온게 맞다면
굶어 죽는 사람은 이젠 좀 줄어 들었으면
나이들면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
그게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니까
2014. 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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